지하철에서 주운 지갑 돌려 줬지만 점유이탈물 횡령혐의, 왜?

지하철에서 주운 명품지갑을 바로 역무실에 맡기는 등 주인에게 돌려주기 위한 절차를 하지 않고 있다가 나중에 우체통에 넣어 돌려줬고, 지갑 주인은 내용물 손실 없이 지갑을 돌려받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점유이탈물횡령 혐의로 기소되어 벌금 80만 원을 선고받았습니다. 왜일까요?

 

점유이탈물  횡령죄

 

 

2024년 4월 27일 서울동부지법 형사2단독(신현일 부장판사)은 점유이탈물횡령 혐의로 기소된 함모(26세)에게 벌금 80만 원을 선고했습니다.

 

점유이탈물사건의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 한씨는 2023년 6월 11일 오후 11시쯤 서울지하철에서 잃어버린 시가 62만 원 상당의 검은색 프라다 반지갑을 주움

● 한씨는 습득 후 역무실에 맡기는 등  행위를 하지 않고 가지고 감

● 한씨는 약 3개월 후인  2023년 9월 20일 전 후 우체통에 습득한 지갑을 내용물 그래도 넣고 돌려줌

 

형법 제360조

 

점유이탈물횡령죄는 유실물, 표류물 또는 타인의 점유를 이탈한 재물이나 매장물 등을 횡령하여 성립하는 범죄입니다. 점유 이탈물은 점유자의 의사에 의하지 아니하고 점유에서 벗어난 물건으로 유실물·표류물·매장물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유실물 : 점유자의 의사에 의하지 않고 점유를 잃은 물건.

☞식당에서 우연히 바꾸어 신은 신발, 타인이 놓고 간 물건, 교통수단 속에 놓고 내린 물건

▶표류물 : 바다나 강, 하천에 떠서 흐르는 물건

▶매장물 : 땅속에 묻혀 있어 누구의 소유인지 모르는 물건

 

① 이러한 점유 이탈물 등을 불법으로 취하여 자기 것으로 만들 생각(영득의사, 領得意思)을 가지고 사실상 자기의 지배하에 두면 점유 이탈물 횡령죄가 성립됩니다.

② 우연히 자기 손에 들어온 물건이라도 차후 영득의사가 생겨 지배를 시작한 경우에는 시작된 때부터 죄가 성립됩니다.

형법 제360조(점유이탈물횡령)

①유실물, 표류물 또는 타인의 점유를 이탈한 재물을 횡령한 자는 1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만 원 이하의 벌금 또는 과료에 처한다. ② 매장물을 횡령한 자도 전항의 형과같다

한 씨에게 벌금형이 선고된 이유

 

법원은 한 씨가 점유 이탈물인 지갑을 불법 영득의사를 가지고 사실상 자기의 지배하에 둔 것으로 보고 점유이탈물 횡령죄를 적용 벌금형을 선고한 것으로 보입니다.

 

① 즉, 한씨가 지하철에서 명품지갑을 습득한 후 지하철 역무실에 맡기거나 가까운 시일 내에 파출소에 갖다 주거나 우체통에 넣지 않은 점

②약 3개월 동안 자기의 지배하에 두고 있다가 수사를 받은 후 우체통을 통해 돌려준 점

 

따라서 지갑 주인에게 내용물 훼손 없이 온전히 돌려줬다고 해도 차후에 영득의사가 생겨 사실상 지배를 시작한 것으로 판단하고 유죄를 선고한 것입니다.

 

한 씨는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를 했지만, 비전문가인 우리가 봐도 습득 후 3개월이라는 긴 시간 돌려주지 않은 것을 변명하기란 쉽지 않아 보입니다.

 

정말로 지갑을 습득한 후 깜빡 잊고 지낼 수도 있다고 생각은 합니다. 하지만 고의성이 없었음을 입증하는 것이 쉬워 보이지는 않습니다. 2심 결과가 궁금해집니다.

 

결론 : 꿩 먹고 알 먹고

 

 

유실물을 습득하면 습득한  장소의 관리자 또는 경찰에게 넘기는 것이 상책입니다. 불필요한 오해를 남기지 않음은 물론이고 자신의 양심에 자긍심을 심고 살 수 있고 또한 부수적인 행운이 찾아올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 유실물 주인으로부터 유실물 가치의 5~20%를 사례금으로 요구할 법적인 권리가 생깁니다.

- 관리자가 있는 장소에서 습득한 경우 최초의 습득자와 관리자가 반씩 요구할 수 있습니다.

● 경찰에 넘긴 뒤 주인을 찾지 못한 채 6개월이 경과하면 습득자의 소유가 됩니다.

-현금 2억 원이 들어 있는 3천만 원짜리 명품가방을 주워 경찰에 넘겼는데 6개월 동안 주인을 찾지 못한 경우 모두 당신 것이 됩니다.

 

※ 주의

새벽에 길에 떨어진 지갑을 주운 뒤 피곤해서 일단 집에 가서 쉰 후 7시간 만에 경찰서에  가져다준 사람이 지갑주인으로부터 점유이탈물횡령죄로 고소를 당해 낭패를 본 사례가 있습니다.

"지갑 찾아줬더니"..점유이탈물횡령죄로 고소? (daum.net)

"지갑 찾아줬더니"..점유이탈물횡령죄로 고소?

 

지하철 역 등 관리자가 있는 곳에서는 즉시 관리자에게 넘기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렇지 않은 장소에서 유실물을 발견한 경우 가까이에 파출소, 우체통 등이 없는 경우 습득하지 않는 것도 한 방법일 것으로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