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중국의 세계 1위 복식조를 넘고 결승에 오른 대한민국 여자 탁구 신유빈(19·대한항공·세계 26위)-전지희(31·미래에셋증권·세계 12위) 복식조가 또 다른 만리장성 첸멍(세계 4위)-와이디(세계 2위) 조를 넘지 못했지만 은메달을 자랑스럽게 목에 걸었습니다.
세계선수권 탁구대회 개인전 결승 진출은 1993년 예텐보리 대회 현정화(한국마사회 총감독)의 개인 단식 우승 후 30년 만이고, 여자 복식의 경우 1987년 인도 뉴델리 대회 양영자-현정화조의 금메달 이후 36년 만의 쾌거입니다.
아쉽지만 자랑스러운 은메달
만리장성이 정말 길고 높기는 한 것 같습니다. 전날 세계탁구 여자 복식계의 문을 꽉 걸어 잠그고 성문 출입조차 금지하고 있던 만리장성을 넘었지만 그것이 끝이 아니었습니다. 도쿄올림픽 여자단식 금메달리스트 첸멍과 세계 랭킹 2위 와이디 조는 또 다른 넘사벽 만리장성이었습니다.
이 번 중국 여정은 만리장성을 한 번 넘어보는 경험으로 만족하고, 힘과 정보를 축적 분석해서 다음엔 만리장성 전체를 뿌셔 버려야겠습니다.
1게임 8-11 |
또 다른 중국조는 강했습니다. 그리고 우리 낭자들은 준결승에서 있는 힘을 다해 넘사벽 만리장성의 문을 여는데 힘을 다 쓴 듯했습니다. 그러나 최선을 다해 자랑스러운 경기를 했습니다.
초반에는 약간의 시소게임이 이어졌지만 3-3에서 내리 6점을 내어주며 3-9로 끌려갔습니다. 패색이 짙었지만 신유빈-전지희조는 포기하지 않고 4 연속 득점을 하며 8-10까지 쫓아갔습니다. 결국 8-11로 중국에 먼저 첫 게임을 내주고 말았습니다.
관중석의 중국과 한국의 응원 대결도 볼만했습니다. 전날 패배를 의식한 듯 중국 응원단은 "짜요"를 외쳤고, 빠질 수 없는 우리의 함성 "대~한 민국!"이 울려 퍼졌습니다.
2게임 6-11 |
두 번째 게임 시작은 좋았습니다. 전지희의 포핸드가 터지면서 2-0으로 앞서 갔고 신유빈의 포어드라이버를 첸멍이 받아내지 못하며 4-1까지 앞서 갔습니다. 전날의 모습이 보여 희망을 가져 봅니다. 이어진 양 팀의 불화 같은 랠리에서도 한국이 우세를 보이며 6-3까지 앞서 갔습니다.
그러나 여기까지, 중국조의 작전과 대응이 잇달아 성공하면서 6 연속 실점을 하며 6-9로 역전을 허용했고, 게임은 6-11로 중국의 승리로 끝났습니다.
3게임 10-12 |
세 번째 게임은 정말 아쉬운 패배였습니다. 듀스까지 가는 접전 끝에 10-12로 게임을 내어 주고 0-3으로 결승전을 마무리했습니다.
오광헌 감독은 첫 결승 무대를 밟은 선수들의 긴장을 풀어 주기기 위해 2-3으로 뒤진 상황에서 타임아웃을 요청했습니다. "부담 갖지 말고, 편하게 해라. 여기까지 온 것도 자랑스럽다"라고 격려했습니다. 아주 시기적절한 작전타임이었고, 이후 신-전조의 공격이 잇달아 성공하며 7-4까지 앞서 나갔습니다.
그러나 게임은 두 번째와 비슷한 양상으로 흘러갔고 왕이디의 백푸시에 실점하며 7-7 동점을 허용했습니다. 8-8, 9-9 팽팽한 접전이 이어진 후 한국이 먼저 10-9 게임포인트를 잡았습니다. 역시 만리장성은 한 번에 무느뜨리기는 너무 크고 단단했습니다. 결국 듀스 끝에 10-12로 아쉬운 패배를 받아 들려야 했습니다.
졌지만 신유빈과 전지희의 표정은 금메달 보다 더 밝고 빛이 났습니다. 최선을 다해 후회 없는 경기를 했고, 무엇보다 만리장성 한 곳을 무너뜨린 감격은 아직 가시지 않은 듯했습니다. 다음 중국과의 대결이 벌써 기다려집니다.
36년 전 인도 뉴델리 대회 한국 전설의 복식조인 양영자-현정화가 금메달을 획득한 결승진출은 처음이며, 2011년 김경아-박미영조의 동메달 이후 12년 만의 메달획득이자 최초의 은메달입니다. 두 선수를 비롯해 감독, 선수단 모두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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