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특히 연휴 기간 동안 마음을 아프게 하는 뉴스들이 많이 보도됩니다. 저렇게 멀쩡한 젊은이들이 사랑했던 사람을 상상할 수 없는 방법으로 살해하거나, 비행기의 비상문을 열어 많은 생명을 위협하는 등 스스로의 감정을 억제하지 못하는 이들을 보면서 우리 사회가 어떻게 진정한 삶의 가치를 정립하고 인간을 사랑하며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하게 됩니다.
닥터 김사부 3 10회
건물이 무너져 구조활동을 하는 장면이나 그 과정에서 벌어지는 갈등, 어려움 그리고 극적인 구조과정 등은 어느 다른 드라마에서도 비슷한 내용을 볼 수 있음으로 더 이상 언급할 것도 없습니다. 궁금한 분들은 재방송 보시기 바랍니다.
제10회에서 김 사부가 그와 함께 근무하는 젊은 의사들에게 진정한 어른의 언행을 하고, 이를 보고 배우는 제자들이 참된 인간의 사랑을 깨닫고 성숙해지는 장면에서 이 모든 사회적 갈등과 폭력, 이기심에 대한 답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서호진의 구조과정과 수술
철거 구역의 오래된 건물이 무너지고 그 현장에 투입되어 구조 활동을 하고 있던 의사 서우진과 간호사 박은탁은 추가 붕괴로 인해 건물 잔해에 매몰되어 생사를 알 수 없게 됩니다. 각설하고, 직접 매몰현장에 들어가 서우진을 구조해 돌담병원으로 온 김사부는 본인의 지병과 과로로 매우 견디기 어려워합니다. 이 장면을 본 의사 배정문은 김사부에게 무리하게 수술을 하면 안 된다고 말립니다. 잘못되면 김사부가 영영 수술을 할 수 없을 정도로 팔과 손목의 지병이 악화될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이 장면을 보면서 그냥 울었습니다.
닥터 김사부는 서정문의 걱정하는 말에 대해 이렇게 말합니다. "비록 내 팔을, 손목을 못쓰게 되더라도 직접 수술해서 반드시 서우진을 고쳐 놓겠다"라고 합니다. 그러는 동안 전 편의 무장 탈영병 사건에서 목숨을 걸고 탈영병을 제압했던 서우진에게 한 말과 그의 대답을 회상합니다.
"그러다가 네가 다치거나 하면 어쩌려고 그런 무모한 짓을 하느냐"는 김사부의 말에 서우진은"똑같은 상황에서 김사부님도 저처럼 하셨을 거고, 제가 다치면 사부님이 고쳐 주시면 되죠"라고 말하는 장면입니다. 사람에 대한 진정한 믿음과 그 믿음의 근거가 되는 김사부의 평소 삶의 소신을 다시금 생각하게 합니다. 한 인간에 대한 무한신뢰와 존경을 바탕으로 이루어지는 직장에서의 인간관계가 부러울 뿐입니다.
김사부와 배정문의 대화를 밖에서 듣고 있던 차은채가 조용히 뜨거운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 나옵니다. 우리가 언제 흘려 봤는지 기억하기도 힘든 배꼽 밑에서 부터 올라오는 뜨거운 눈물, 갈비뼈 근처에서 쓰리듯 아프게 찡하게 올라오는 먹먹한 느낌을 안고 감사와 존경의 눈물을 흘리는 차은채를 보면서 저도 같이 눈물을 흘렸습니다. 아마 저 역시 오랫동안 받지 못해 마음 한 구석에 응어리져 있던 사랑에 대한 아픈 감정이 건드려진 것 같습니다.
학교와 사회는 이런 것을 가르쳐야 합니다.
가정은 핵가족화되고 형제자매도 없는 가정이 많습니다. 자라면서 형님, 누나, 나이 비슷한 삼촌이나 친척들에게 얻어맞기도 하고, 본인의 이익을 양보해야 하고, 하고 싶은 짓도 포기하면서 자라던 시절과는 완전히 다른 세상입니다. 가정에서 이타적인 성품을 가르치는 것은 어려운 세상입니다.
우리 사회와 학교는 이런 것을 가르쳐야 합니다. 비롯 드라마의 대사에 불구할 수도 있지만, 사람이 사람을 어떻게 대해야 하며, 사람을 사랑하는 진짜 사랑이 어떤 것인가를 가르쳐야 합니다. 한 때 사랑하다 서로 뜻이 맞지 않아 헤어지고, 그 과정에서 자신의 뜻에 맞지 않다고 사람을 헤치는 것을 보면서 지금 우리의 가정과 사회가 얼마나 인간을 이기적으로 만드는지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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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졌을 때 상대를 아프게 하기보다는 자신이 아파하는, 몇 날 며칠을 괴로워하는, 그런 후 그동안의 추억이 아름다움으로 변하고 한층 더 성숙한 인간이 되어 가는 것입니다. 사람은 서로 언젠가는 헤어집니다. 사별이든 변심이든 모든 이별은 똑 같이 과거의 아름다운 인생을 남기는 것입니다. 그 기억들을 소중히 여기는 것이 본인을 존중하고 사랑하는 것임을 가르쳐야겠습니다.
닥터 김사부에서처럼 내가 먼저 희생을 하고 남을 배려하는 것이 사랑의 첫째 조건인 것입니다. 사랑이 무슨 거래인양 자존심 싸움인양 생각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참 불쌍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렵지만 그래도 제일 중요하다 생각되는 것은 가정에서의 자녀 교육이라 생각합니다. 특히 어린 시절의 가정교육입니다.
자식의 잘못된 행동을 옹호하고 보호하는 것은 자식에 대한 사랑이 아니라 사랑하는 핏줄에 독을 주사하는 것과 같은 행동입니다. 그 독을 잔뜩 품은 자식은 부메랑이 되어 그 핏줄의 뿌리를 상하게 하여 가정을 파탄 나게 하고 요즘 같이 본인이 하고 싶은 것을 못할 때 참지 못하고 자신 밖에 모르는 행동을 하는 것입니다.
이타적인 마음, 서로를 사랑하고 신뢰하는 마음으로 관계를 꾸릴 줄 아는 인성이야 말로 인간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기본입니다. 영어 수학은 스스로 공부하고 미래에 필요한 학생들만 하면 됩니다. 나머지 학생들은 역사도 배우고 철학도 배우고 윤리도 배우면서 나머지 대부분의 시간은 본인들이 좋아하는 춤도 추고, 노래도 부르고, 운동도 하고, 일도 하면서 행복하고 인간답게 살 수 있는 방법을 터득할 수 있게 교육을 해야 되겠습니다.
어차피 1번부터 끝번까지 학원에 모여 있어 봤자 공부로 성공하는 사람은 몇 안됩니다. 그리고 공부로만 성공한 사람들 요즘 우리가 자주 보지 않습니까? 높은 자리에 있고 돈 잘 벌어도 정말 모라자기 이럴 때 없지 않나요? 일이 벌어지고 나서 하는 변명들이 꼭 바보 같이 않습니까? 머리는 팽팽 잘 돌아가는데 속에 든 것이 숫자나 단어 밖에 없어니 인간의 기본인 삶의 철학은 시중잡배 보다 못해 이상한 변명만 하고 있는 것입니다.
어쩌면 드라마의 대사를 듣고 울컥하는 나도 마음에 병이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억지로 참고들 살지만 따뜻한 말 한마디, 진심 어린 관심, 위로에 금방 통곡하고 무너지는 마음들이 우리 주위에 많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 사람은 믿음의 대상이 아니라 사랑의 대상입니다. 서로 사랑하고 아끼고 따뜻한 말을 주고받고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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