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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지식

술 권하는 나라 술 찾는 서민들

by 제로 마인드 2023. 3.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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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연일 술값을 잡기 위해 주류업체들을 전방위로 압박하고 있습니다.
기획재정부는 소주·맥주 원가 구조 실태 조사에 나서고 국세청은 주류업체들에 전화(?)를 돌리고 급기야 기획재정부 장관은 물가에 연동되는 맥주·탁주·소주 세금 제도를 재검토하겠다고 나섰습니다.
2020년 맥주·탁주 ·주세 체계를 종량제로 바꾼 지 3년 만에 세율 부과 방식을 바꾸겠다는 것입니다.

 

소주

 

정부는 왜 술 값을 잡으려 할까요?
 

술은 생활필수품이 아니고 공공재도 아닙니다. 그저 기호품입니다.
국민 건강에도 좋을 게 없습니다. 그런데 정부는 왜 기업의 팔을 비틀어서라도, 개편된 지 얼마 안 된 세금 제도를 다시 뜯어고쳐서라도 술값을 잡으려 할까요?
당면한 물가 상승 문제 때문일 것입니다.
 
통계청이 매월 발표하는 소비자물가지수는 총 458개 상품 및 서비스 품목의 소비자 구입 가격을 기준으로 산정됩니다.
여기에 소주와 맥주도 들어갑니다. 하지만 가충치를 보면 1000을 기준으로 맥주 3.2, 소주 1.8입니다.
식당에서 파는 맥주와 소주의 가중치는 각각 5.4, 2.8로 더 높습니다.
 
가중치는 전국 가구의 월평균 소비지출액에서 일정 비율 이상을 차지하는 품목으로 대표 품목을 선정한 후 평균 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에 따라 가중치를 부여합니다. 즉 어떤 상품이 경제생활에서 차지하는 중요도를 나타냅니다.

소주 1.8,맥주 3.2(식당에서 파는  소주 2.8, 맥주 5.4)
전세   54.0 휴대폰 요금    31.2 휘발유   20.8 생선회   9.1 커피   7.2

                                           
하지만 전세(54.0), 휴대폰 요금(31.2), 휘발유(20.8)에 비하면 소비자물가지수에 미치는 영향은 훨씬 적습니다.
심지어 생선회(9.1)나 커피(7.2)보다도 낮습니다.
술값이 오른다고 전체 물가지표에 직접적인 충격을 주는 것은 아니라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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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족한 세수금 때문에 술값을 관리하는 걸까?
 

일각에선 정부가 세수금 때문에 술값을 관리하는 것이라고 해석하기도 합니다. 
술값이 오르면 사람들이 술을 적게 마셔 세수가 줄어들 수 있다는 가정을 한 것입니다. 국세 수입은 부가가치세, 소득세, 법인세 할 것 없이 모두 전년 대비 줄었습니다. 오직 주세만 1000억 원 늘었습니다. 
그러나 우리 재정 규모에 비춰볼 때 지나친 억측이라 생각됩니다. 주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 국세 수입에서 고작 1.4%에 불과합니다.
 
그러면 왜 정부가 이렇게 술값에 예민하게 반응을 하는 것일까요? '나비 효과'를 염려하기 때문입니다.
주류 제조사가 출고 가격을 100원 인상하면 일반 식당에선 1000원이 오르고, 이에 따라 서민들의 주머니가 가벼워지면 민심이 흉흉해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원가가 줄줄이 올랐는데 언제까지고 제조사의 출고 가격을 틀어 막을 수는 없는 것입니다.
소주 주정 원료인 타피오카 전분 가격은 지난해보다 7% 상승했고 소주병값은 올해 20%나 인상되었습니다.
하반기에 눌러놓은 술값이 한꺼번에 인상될 가능성도 지적되고 있습니다.
이미 많은 식당이 메뉴판에 소주값을 6000월, 7000원으로 바꿔 달고 있습니다.

 

시장가격이 우선 되야


 무엇보다 국민 건강 측면에서 이 문제를 생각 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2015년 담뱃값 인상시 건강에 대한 유해성을 비중 있게 고려한 것과는 다른 분위기입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주세 등 주류 가격과 관련된 정책을 마련할 땐 반드시 국민 건강을 고려할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서민이 마시는 술이 건강식품, 생활필수품도 아니고 공공재도 아닌데 무조건 가격을 안정시켜야 한다면 담뱃값을 한꺼번에 2000원씩이나 올린 정책은 무슨 논리로 설명을 할까요?
 
공공재가 아닌  재화와 서비스 가격 결정권은 항상 시장가격에 맡기는 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서민의 애환을 술값 안정으로 달래지 말고, 재정 당국자들은 나라를 사랑하는 진심을 담아 서민들을 위한 현실적으로 와닿는 정책과 그 실천을 위해 잠도 줄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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